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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그냥

후유증과 게으름 사이

by 하와이안걸 2017. 5. 15.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나의 연휴를 한 장의 사진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콜렉터가 되었습니다 ㅠㅠ)



이게 뭔지 모르신다면

"정말 실망입니다..................."



보기보다 치킨을 즐기지 않고 

동네에 맛있는 족발집도 없는 듯 하여

김포에서 배달 음식은 이제 안녕이구나 했는데

신전떡볶이와 아리오돌뼈에 입문한 뒤로는

남편의 야식 사인만을 기다리고 있다. 쩝쩝.




이상하게 몸이 안움직이고

이상하게 몸이 으슬으슬 춥고

이상하게 계속 눕고 싶고

이상하게 고기보다 단게 땡기는

살이 찔 수 밖에 없는 나날들이 계속 되고 있다.



살이 찌면 우울하고 우울하면 다시 눕는다.

티비를 켜고 프로듀스 101 시즌 2와 윤식당을 보고 또 보다가 

해가 지면 뉴스를 계속해서 본다.

잠자리에 누워서는 스마트폰을 뒤적이며 

프듀갤의 웃길 짤이나 팸셀 카페의 핫딜을 구경하며 밤을 지샌다. 

아빠 식사 챙기는 것만 빼면 병원에서의 행동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접때 본 걸 또 보네?"

프로듀스 101을 반복해서 보는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남편.

미안한 마음에 슬며시 리모컨을 건네주면

기다렸다는 듯이 우다다다 채널 스캔을 시작한다.

자, 그렇다면 남편은 어떤 프로그램을 좋아할까요?



기막힌 이야기 실제 상황 (MBN)


일단 틀어놓으면 멈출 수가 없다는 마성의 프로 ㅋㅋㅋ

온갖 막장 실화를 버무려 놓아도

마지막은 언제나 폼나는 명언으로 끝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묘미!


나는 자연인이다 (MBN)


아, 40대 직장인을 사로잡은 MBN이여! ㅋㅋㅋ

나의 미래도 저곳에 있나요... (아니면 독거노인?;;;)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EBS)


개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강형욱은 연예인 그 이상이다.

애완동물을 키울 수는 없는 상황에서 대리만족하기 딱 좋은 프로그램.



이 세 가지의 대리만족을 정리해 보면

결국 남편의 길티 플레저란 

사고치고 산 속에 들어가 반려견을 키우는 삶???


(잘 알겠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던 겨울.

아빠가 퇴원하고, 대통령이 바뀌었는데도

정상적인 일상은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다.

블로그에 글도 이렇게 뜸한 채 말이다.

후유증이려니 하고 내버려 두는 중.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루꼴라 모종 더하기


발아한 청상추는


작은 텃밭


정말 생산적인(!) 일을 하고있다는 것과 



책을 사 읽기 시작한 것. (by 알라딘 중고서점)


나름 그림, 일본어, 영어, 운동에의 의지를 담아본 것인데


가장 감동한 책은 살림책 ㅠㅠ 



이 책이 얼마나 좋았던지 

갑자기 몸이 움직이면서 레시피를 따라해 보고 (먹을 때만 그렇;;;)


(비슷하지 않습니까?)

 



꿈꾸는 할멈... 어떤 할머니의 부엌 살림... :
http://blog.naver.com/yoriteacher

(강추입니다!!! 블로그도 책도 ㅠㅠ)




오늘 용케 컴퓨터 앞에 앉은 이유는

<마녀 배달부 키키>의 원작자가 쓴 에세이를 검토중이기 때문이다.

통과되면 번역을 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마감을 눈 앞에 둔!

1분 1초가 절박한 이 순간!




이럴 때만 블로그가 주책 없이 꿀잼인 

나란 싸람 미운 싸람 ㅠㅠㅠ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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