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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그냥

수리수리 올수리 6화 : 뒤늦은 중간점검

by 하와이안걸 2016. 11. 23.

괴로운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이 되었다.

갑자기 비가 오고 추워진 날씨에 마음도 심란하여 이 날은 현장에 나가지 않았다.

마침 마룻 바닥을 까는 날이어서 간다고 해도 서 있을 곳이 없었을 것이다.



화요일이 되어 오랜만에 현장에 나갔으나 반장님은 부재중.

첫날 왔던 싱크대 철거 팀이 와서 한창 설치를 하고 있었다.




2미터가 조금 넘는 아담한 싱크대



3구 가스쿡탑 추가 (전기레인지로 할 걸 약간 후회)




+

참으로 신기한 것이...

살면서 가스레인지 하루 이틀 쓴 것도 아닌데

새집 새부엌에서 요리를 하니 청소를 매일 하게 되는 것이다.


익숙하기도 하고 가격도 훨씬 저렴해서 가스레인지로 올렸는데 

칼칼한 찌개와 볶음을 많이 하는 우리집에는

전기레인지가 더 좋았을 것 같다.

슥슥 닦아만 주면 되니까...





우측 하단에는 광파오븐 수납장을 팠다. 

전자레인지 혹은 광파오븐 하나만 자리 확실해도 

따로 부엌용 수납장을 살 일이 없다.

지금도 잘한 선택 같다. 




예쁜 연회색빛 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위로 바짝 붙인 상부장

밝고 올라갈 것만 가까이에 있으면 된다. 



싱크대 상판도 연회색으로 했다.

흰색 - 연회색 - 연회색 - 흰색

색상도 마음에 들고 사제지만 튼튼해 보였다.


+

싱크대 상판은 좀 어두운 것이 좋다.

김치 국물이 생각보다 잘 지지 않아서 김치 썰 때마다 국물 닦느라 바쁘다.

상판은 두껍고 어두울 수록 Good!




짐 때문에 티는 안나지만 마루도 깔렸다. 

걸레받이도 흰색으로 새롭게!







박스 때문에 티는 안나지만 거실과 방에 마루도 깔렸다. 

걸레받이도 흰색으로 새롭게!




베란다 탄성코트도 잘 마무리 된 듯.



+

사실 나는 아직도 이걸 왜 해야하는 지 잘 모르겠다.

올수리 하면서 당연하게 추가된 항목인데 

선택의 여지 따위 없는 이 얼룩덜룩 무늬가 아쉽다.

결로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는데 

이것 때문인지, 아파트라서인지 추운 겨울을 무사히 나긴 했다.






걸레받이는 마루색과 비슷한 브라운 계열로 추천받았는데

벽지(대부분 흰색)와 이어지는 느낌을 원해서 흰색으로 통일했다.

그건 잘한 것 같은데.... 뭔가.... 휜 것 같은.... 



저 방은 작은 베란다를 확장한 방이라 좁고 길쭉한데다

방 자체의 모양이 네모 반듯하지 않아서 

어떻게 꾸며도 어색할 것 같아 아예 침실로 정했었다.

침대 하나만 딱 올려놓고 을지로에서 사온 

금동이 무드등을 달아놓으면 나름 괜찮을 것 같았는데...



확장을 할 때 뭐가 잘못된 건지 벽과 바닥이 고르지 않아서  

치수를 잴 때마다 사이즈가 매번 달랐다.

결국 바닥이 마무리 된 지금 버전은 

맨 처음 내가 쟀던 것과 5센치 가량 차이가 났다. ;;;



이것이 왜 중요한가... 

이번에 큰맘 먹고 수납형 침대를 주문 제작했기 때문이다. 

방에 딱 맞게 ㅠㅠ





싱크대 옆은 마무리가 또 이렇다.



...........................



이날 밤 반장님께 솔직한 마음을 담아 메일을 보냈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고, 넘어가려고 했던 것들을 사진으로 하나하나씩 정리했다.

미리 내가 캐치 못했던 것은 넘겼다.

대신 약속했는데 안지켜진 것들만 적었다.





싱크대에 서랍장이 없습니다. 

보통 하부장 젤 왼쪽에 있는 서랍장이 있어야 하는데요.

가위, 행주, 쓰레기 봉투, 와인 따개 이런 거 어디에 담나요.



그리고 상부장과 후드가 왜 일자로 맞지 않나요.

후드가 이쁘게 안 나온다는 이유로 침니를 포기하고 상부장을 단 건데 

저렇게 라인이 안맞으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ㅠㅠ





싱크볼의 저 공간은 뭔가요.


세제통이요? 저기에 들어가는 세제 용기가 어디있나요. ㅠㅠ 

그냥 평평하게 막혀 있으면 세제든 비누든 올려놓을 텐데

왜 사진과 다른 싱크대가 나왔나요.

그리고 싱크대 왼쪽 마무리가 저렇게 비뚤어지면 공간 활용을 어떻게 하나요.





그리고 욕실 타일 벗겨진 부분과 손잡이 위치 변경까지.




이중에서 반만 고쳐져도 좋겠다는 마음으로 메일을 썼는데

전송을 누르는 순간 100% 수정이 된 것처럼 기분이 후련했다.

그래. 나는 할 만큼 했으니 결과는 운에 맡겨 보자.




오랜만에 푹 잠이 들었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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