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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그냥

불량 드라이버 불량 다이어터

by 하와이안걸 2017. 1. 12.




나의 겨울은 아빠의 치료와 함께였다.
아빠의 수행 비서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운전도 다시 배웠고.

낮인데 어째 침침허다???


강화도도 가고, 세브란스 병원도 가고, 소래포구도 가고, 노량진도 갔다.
이말은 곧 자유로도 타고, 강변북로도 타고, 올림픽대로도 타고, 외곽순환도로도 탔다는 뜻!
그러나 아파트 앞 2차선 도로를 못 빠져나가는 건 비밀 ㅠㅠ
길에 차 한대만 정차해 있어도 못 피해가고,
중앙선에 봉이 박혀있으면 무서워서 사선으로 달리는 나는야 골목 초보.
옆에 누가 타야지만 좁은 길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반쪽짜리 드라이버랍니다. ㅠㅠ



아빠의 1차 치료가 끝나고
마지막 수술 일정이 급박하게 잡히면서 미쿡의 큰오빠가 다시 컴백했다.
운전할 일이 점점 줄면서 나도 굳이 뭐... 안해도 되니까... 슬슬 손 놓는 중 ㅋㅋㅋ



한달 새 10키로가 넘게 빠진 아빠를 본 오빠는
매일 매일 외식을 강행하였고
오랜만에 집에서 멍 때리던 나는 기꺼이 튀어나가 숟가락을 보탰다.



LCHF가 뭐더라...
버터를 마지막으로 쓴 게 언제였더라...
끊었던 곡기를 다시 흡입하니 삼겹살이 땡기질 않는다 ㅋㅋㅋ 이런 의리 없는 몸땡이 ㅋㅋㅋ
계란값이 올라도 아무 느낌이 없다.......
좋은 쌀을 사고 싶다..............
좋은 조리 기구가 필요하다......................

좋은 무쇠팬에 수제 피자요~


좋은 무쇠 불판에 차돌 볶음밥이요~


집들이는 스쿨 푸드 컨셉으로


닭다리인 듯 고구마를 사이사이 투척


안주도 좋은데 나도 맥주 좀 마실게여!



실로 엄청난 12월이었다. 


병원에 있는 동안에도 빵집에서 미니 버터나 미니 크림치즈를 사서 퍼먹었는데
오빠에게 짐을 맡기고 자유의 몸이 되자마자
미친 듯이 당을 섭취하고 만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침에 잠도 많아지고 엄청 게을러졌다.
밀가루가 잠을 부른 것인지, 피로가 당을 부르는 것인지.


그래도 몸무게는 아직 늘지 않았으니
여름에 고생한 상이다 생각하고 먹고 쉬는 중.



내내 못갔던 광화문에도 뒤늦게 가고


냉동 생지를 이용한 빵 굽기에 성공하고


향초 만들기 원데이클래스도 무사히 참석!


아빠 차 위에서 몸을 지지는 냥이들도 여전한



그렇게 다사다난한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사실 아직 겨울 한가운데에 있지만
그렇게 춥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부디.
꼭.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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