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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자두 5집 [Happy Network]

by 하와이안걸 2008. 5. 3.



자두의 재발견, 그래도 컨셉은 스마일!


 

마치 두 사람인양 등을 맞대고 서 있는 한 소녀. The Jadu 의 자두가 드디어 솔로 여가수가 되어 새 앨범을 발표했다. 이번엔 그녀가 그토록 동경해 마지 않던 밴드 음악을 했다는데 총감독은 놀랍게도 러브홀릭의 이재학이다. 지선의 후임 뽑으랴새 앨범 작업하랴 안그래도 빠듯하실텐데, 고정 이미지 지대로 박혀있는 자두를 새롭게 변신시킨다니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다. 유쾌한 첫 곡 'Happy Network'을 들으면 이재학이 음악감독을 맡았던 영화 [미녀는 괴로워] OST 'Beautiful Girl'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세상을 향해 미소 지으며 뛰어가보자! 는 발랄한 노랫말과 자두의 밝은 이미지는 그대로인데 여기에 무언가 하나가 더해진 이 느낌은? 김아중의 발견에 이어이번에는 자두의 발견인가보다!

 

타이틀곡 '커피 한 잔' 역시 이재학의 곡으로 빠른 셔플 리듬과 쉬운 노랫말이 시종일관 흥겨운 곡이다. 그러나 김밥, 식사에 이어 이번에는 커피라니... 매번 똑 같은 컨셉의 이 제목부터가 NG! 게다가 '커피 한 쟌~~~~' 할 때의 그 강한 떨림은 단번에 그녀를 알아챌, 다시 말해 변신을 위해서라면 가장 피해야 할 발성이 아니던가. 그래도 흥겨운 브라스와 찰랑이는 기타 소리가 너무나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정말 그녀가 잔뜩 신나서 부르는 것 같아 절로 흥겨워지는 것도. 가장 인디밴드스러운 도입부를 지닌 곡은 놀랍게도 지난 싱글의 타이틀곡 '식사부터 하세요'의 모던락 버전이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이 곡이 일기예보의 나들 작사 작곡이었다는 것! 이번 재녹음을 위해 오랜만에 일기예보 두 멤버가 모여 의기투합 했다는 후문이다. 언니네 이발관, 줄리아 하트를 듣는 듯한 따뜻한 기타 소리가 일품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트랙은 이재학이 작곡한 '그럴 수 있어'로 그녀의 훌쩍 성장한 긍정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곡이다. 과거에는 상대방이 원하거나 말거나 와락! 달겨들어 과도한 귀여움으로 화이팅을 외치던 그녀였다면, 이 곡에서는 다 그럴 수 있어,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이라 위로하는 제법 어른스러워진 그녀를 만날 수 있다. 힘을 뺀 호감형 보컬은 강현민이 작곡한 '오늘 웃어요'에서도 빛을 발한다.어리숙하게 깔리는 강현민의 코러스하며,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멜로디가 딱 러브홀릭 스타일! 그러나 조금 강한 모던락 '독차지'에서는 날카로운 상태 그대로 고음까지 올려주는 바람에 다시 거슬리는 보컬로 돌아온다. 고음을 좀 더 곱게 불렀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던락 그룹 마이앤트메리가 곡과 연주를 맡은 '날아'는 쿵딱쿵딱 빠른 드럼 연주 때문인지 그들의 4집 타이틀곡 'With' 가 떠오르는 곡이다. 완전 마이앤트메리 스타일에 보컬만 정순용에서 자두로 바꿨을 뿐인데도 어쩌면 이렇게 다른 곡이 될 수 있는지 신기하다. 박혜경인가 착각할 만큼 수줍고 예쁜 보컬로 시작하는 'Ok! Love' 역시 마이앤트메리의 작품. 이 외에도 M.C. the MAX 의 제이윤이 작곡 및 보컬에 참여한 'Love Score' 는 귀여운 남녀의 사랑 싸움을 그린 곡으로 동안인 이들 둘의 모습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제이윤의 프로젝트 모노토닉 앨범에 다시 수록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 때에는 그가 메인 보컬을 맡고 자두는 피처링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김상훈이 작곡한 '고고'는 더블유(W)가 불렀으면 딱 좋았을 흥겨운 춤곡. 이 복고풍의 일렉트로닉 댄스가 자두의 에너제틱한 목소리를 만나니 '잘가' 시절의 그 느낌이 그대로 살아온다


 

얼마전 이별을 겪은 그녀는 두 곡으로 날 울리기도 했다.그 중 상상밴드의 쇼기가 선물한 '꽃등'은 괜찮은 듯 웃고 있지만 사실은 너무 아픈 지금의 심경을 돌려 말하고 있는 곡. 자두가 직접 작사 작곡한 '안녕' 또한 뮤지컬의 슬픈 한 장면을 보는 듯 감동적이다. 이번 앨범에서 자두는 새로운 보컬과 함께 어느 덧 사람의 상처를 읽어내는 여인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녀 또한 이번 앨범을 통해 야무지게 버텨온 8년의 노력을 한 번에 보상받은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프로듀서 이재학 카드는 완전 성공적이었고, 다른 뮤지션과의 작업도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재학, 강현민과의 곡 궁합이 예사롭지 않던데, 러브홀릭의 새 멤버가 되길 기대하는 건 너무 오바스러운 바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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