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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Frozen

2025. 3. 3.



라테 이즈...;;; 

겨울의 어린이란 손등이 트는 게 당연지사.
장갑을 껴도 로숀을 발라도 때를 박박 밀어도
하교길의 손등은 늘 푸르고 거칠었다.
동상이 일상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여러 이유로 겨울의 추위가 견딜만해지고
덕분에 손등은 별다른 관리 없이도 윤기를 되찾았다.
가끔 부드러운 내 손등에 깜짝 놀라면서
세상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런데, 여기서 나이를 더더더 먹으니
각질이란 게 나를 괴롭힌다.
팔다리는 물론이고 안녕의 상징이었던 손등에도 사포같은 촉감이 되살아났다.
머물다 간 자리에 돌돌이를 굴리며 갸웃거리는 중년의 삶.이었다.



출근 전 날씨를 확인하고,
장갑과 핸드로션을 일부러 챙기며,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으나...




Frozen Shoulder
오십견(五十肩)

의학 어깨 관절의 윤활 주머니가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질병.
주로 50대의 나이에 많이 발생하여 이렇게 불리며 통증이 심하다.







정작 얼어붙은 건 손발이 아니었다. 두둥.
어깨가 안돌아가는 것도 기가 막힌데
순식간에 ‘오십’ 딱지까지 붙어버렸다.
그런데 얼추 맞아가는 때라 억울하다 말도 못하겠고
그저 서러울 뿐이다. ㅠㅠ



첫 달은 열중쉬어를 못하고,
그 다음 달은 머리를 잘 못 묶고,
그 다음 달은 외투와 가방에 팔을 못 꼈다.



지나가다 어깨빵을 당하면
슬로우모션이 걸린 채로 털썩 주저앉았다.


 

이런 얼굴로 ㅠㅠ (드라마 프레지던트 중. 안봤음.)



 
 
큰맘 먹고 결제한 피티는 재활 훈련이 반을 차지하고
자잘한 운동 & 마사지 소품은 더욱 늘어났다.
아픈거 잘 참는 줄 알았는데 관절 통증은 저세상 통증.
이리저리 팔을 꺾이다보면 나도 모르게 두손 싹싹 빌고 있었다.
 
 

살살해 주십시오 선생님 ㅠㅠ

 

 

 

노화란 무엇인가.
지병이란 무엇인가.
통증이란 무엇인가.



질문은 한이 없나 움직임이 굼떴던 중년의 삶.
피곤하고 피곤하다 노래부르던 중년의 삶.
블로그 할 여유가 없다 변명하던 중년의 삶.은 이제
만지기도 아까운 돈과 시간의 다발을 꺾어
재활에 헌정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배움이 있겠지, 낭비만은 아니겠지
셈이라도 하고 보는 중년의 삶.



 

속지 마십시오 예방하십시오








역대급 까다롭던 프로젝트도 거의 끝나간다.
입춘에도 코웃음치던 동장군은 3월과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
당연하지만, 봄이 온다.
얼음은 녹는다.

 

 

 


아프지 말아요. 진정.
이젠 정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