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투썸 케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일년에 딱 한 번 케이크를 사러 투썸에 간다.
그 외에는 투썸에 가본 적이 없다.
의외로 근처에 큰 카페가 없는데다
카페 취식이 가능해진 주간에 대대적으로 오픈하면서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덩실덩실 어우렁더우렁
이곳을 향하게 되었다.
우리는 정말 커피의 민족, 아니 카페의 민족이야 ㅠㅠ
주니어들의 말에 따르면 투썸은 오픈 이벤트로 미스터리 박스를 파는데
말 그대로 신년 럭키박스(후쿠부쿠로) 느낌.
지점마다 파는 가격은 다른데 여기는 단돈 만원이었다.
텀블러 부자, 보온병 마니아인 나에게
투썸 로고가 찍힌 MD 상품은 관심 밖이었지만
크지도 적지도 않은 만원이라는 금액이 나를 나락으로 빠지게 했다.
'
어느 금요일 저녁.
칼퇴를 가로막은 장시간의 빡센 회의를 마치고
욕을 욕을 하며 노트북을 챙기고
욕을 욕을 하며 퇴근하던 길.
주니어는 내게 말했다.
저는 하나 뽑고 가려고요.
그럼 나는 구경해야지!!!! (신남신남)
무료 아메리카노 2장, 1+1 쿠폰 2장.
해당 점포에서만 사용 가능한 쿠폰이지만
어차피 당분간 여길 못 벗어나는 운명이니까;;;
사자마자 그 자리에서 오픈하다보니
주변에 구경꾼들이 제법 있었다. (맞잖아 도박장)
숨죽이며 일희일비하던 사람들이
뾱! 소리와 함께 모두 뿜고 말았ㅜㅜ
왜! 왜! 완전 콤팩트한데!!!
나 여행 가서 완전 잘 쓸건데!
실리콘인데! 플라스틱 아닌데!
다행히 내게도 똑같은 수량의 커피 쿠폰이 있었고
갤러리들은 결심한 듯 하나 둘 박스를 고르기 시작했다.
야. 무거운 건 안되겠다. 가벼운 거 골라 가벼운 거.
(흥!)
아, 원래 이걸 또 살 생각은 없었는데...
본사로 복귀하게 된 주니어가 예정에 없던 밥을 사주는 것이다. ㅠㅠ
그럼 내가 커피를 쏴야지! 하는데 투썸 앞을 지나가게 되었고
어차피 우리에겐 쿠폰이 넘쳐나므로 대신 이걸 쏘게 된 것.
뽑기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둘 다 취향에 안맞는 연보라색 텀블러를 들고 터벅터벅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당근도 검색하고... 조카에게 주면 화낼까 시뮬도 해보고...
원두나 스틱 커피를 뽑으려면 대체 얼마나 가벼워야 하는가 토론하는데....
퇴근길에 들러 금액을 조회해 보니
푸훗. 만원 당첨.
https://place.map.kakao.com/1697541484
(나만 당할 수 없다)
만원으로 또 사요 마요.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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