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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V.A. [2007 Winter SMTOWN]

by 하와이안걸 2007. 12. 12.



즐기고 감동하고, 돕는 겨울



SM 엔터테인먼트의 겨울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올 여름 앨범이 리메이크 퍼레이드여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컸는데, 올 겨울 리스트를 보니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만큼의 화려한 라인업이다. 이번에는 특히 소녀시대의 풋풋한 첫 등장과 함께 믹키유천의 자작곡, 슈퍼주니어의 댄스곡 등 ‘한창 때’의 아이돌 파워를 느낄 수 있는 Vacation 계열과 더불어 강타, 천상지희 The Grace, 추가열 등 선배 라인의 든든한 지지가 힘이 되는 Christmas 계열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37명의 SMTOWN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타이틀곡 '사랑 하나죠'는 소외된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팝 발라드곡. 아직 더 들어봐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솔로 트랙에서 만날 수 있는 아티스트들 이외에도 희본, 이삭, 아유미도 함께 불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아유미의 솔로곡이 살짝 기대되었는데 다음 시즌으로 미뤄야 할 듯.

보아가 부르는 겨울 발라드 '12월 27일 (On DECEMBER 27th)'는 이제는 어엿한 선배로 자리잡은 그녀의 노련함이 느껴지는 곡. 국내 최고의 현악 프로듀싱의 대가 심상원의 섬세한 스트링 편곡이 보아의 무르익은 보컬에 힘을 실어준다. 클래식한 분위기에 아이리쉬 스타일을 덧입힌 켄지의 이국적인 편곡 또한 돋보이며, 그녀의 안정된 멜로디와 보아의 노랫말이 더해져 메리크리 이후 최고의 겨울 발라드가 탄생되었다. 이어서 동방신기가 부르는 'Evergreen'은 최강창민 작사, 믹키유천 작곡으로 두 배의 놀라움을 주는 트랙. 몇 번의 잔잔한 변조를 거친 성숙한 발라드 곡으로 클래식한 편곡과 기교를 버린 보컬 디렉팅에 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겨울 앨범이 아닌 정규 앨범에 들어갔으면 더욱 의미가 있었을 듯 싶지만 그 때엔 또 다른 곡을 들려줄 것이라 믿으며...


정숙해진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는 슈퍼주니어의 '첫눈이 와 (First Snow)'는 켄지의 작품으로 정규 2집 때 없어서 섭섭했던 켄지+슈퍼주니어의 발랄한 댄스곡을 이번 앨범에서 드디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신나는 노랫말과 멤버들의 다양한 개성을 살리는 랩과 멜로디, 그리고 예성, 려욱, 규현의 꼼꼼한 코러스로 더욱 풍부해진 후렴구가 매력적이다. 이에 뒤질세라 2007년 겨울 앨범으로 얼굴 도장 쾅 찍는 소녀시대의 'Love Melody' 역시 깜찍 발랄한 트랙. 딩동 울리는 종소리와 함께 종소리 보다 더 영롱한 멤버들의 순수한 보컬이 듣기 좋다. 특히 한 목소리로 부르는 멤버들의 깔끔한 합창이 태연과 제시카의 솔로 부분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준다.


이제는 연기자로 더욱 알려진 서현진의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는 선배들 세대 중 가장 돋보이는 곡. 재즈곡도 너무 여유롭고 세련되게 잘 소화해내는 그녀의 고운 음색이 앞으로 많은 기대를 걸게 한다. 왜 시즌마다 솔로곡을 거머쥐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 또한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와 'Feliz Navidad' 메들리를 선보인 천상지희 The Grace 역시 감미로운 하모니를 선보이며 앨범의 퀄리티에 한 몫을 했다. 소녀시대에 이어 뒤에서 코러스를 더욱 매끄럽게 정돈한 미모의 코러스 여왕 김효수의 이름이 반갑다. 또한 'Winter Wonderland'를 멋지게 소화한 안이사님의 스위트 보컬 역시 브라보. 의외의 즐거움을 준 트랙 추가열의 '눈꽃이 날리면..(When snow scatters...)'은 주부 대상 라디오 프로그램을 초토화 시킬 수 있을 만큼 감미롭다. 사뿐한 보사노바 리듬에 목소리도 최대한 곱게 내 주셔서 앨범의 흐름을 깨지 않아주셨다. (쵸큼 걱정했거든요.) 공연 준비에 최근에는 심야 라디오에도 진출하신 것 같던데 부디 건승하시기를.


그 외에도 장리인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오랜만에 만끽할 수 있는 'Oh Holy Night'과 재즈 피아니스트 송광식이 샘리, 강수호, 이태윤, 심상원 등 최고의 베테랑 세션들과 함께 작업한 연주곡 '유년의 크리스마스(Christmas of Childhood)' 역시 따뜻한 겨울의 한 페이지를 그리고 있다. 동방신기의 '여행기'로 마침표를 찍는 이번 앨범은 예년에 비해 부쩍 늘어난 멤버수 만큼 더욱 가족 같은 분위기를 뿜고 있다. 이렇듯 해마다 조금씩 변하는 SMTOWN 앨범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한국어린이재단의 테마송으로 사용되고, 앨범 판매금의 5%를 재단에 기부한다고 하니 이제 메시지 전달을 넘어 실천으로 한 단계 발전해나가는 모습이 뿌듯하다. 겨울 거리에는 자선냄비들이 등장했고, 그들의 팬은 앨범 한 장으로 이미 선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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