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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SHINee 1st EP [누난 너무 예뻐 (Replay)]

by 하와이안걸 2008. 5. 26.



왕비호가 부럽지 않은 첫 출발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에 비해 다소 짧았던 연습 기간과 살짝 성의없게 지은 듯한 팀명 때문인가. SM 최초의 중고생 그룹 샤이니(SHINee)의 데뷔 기사를 본 나의 첫 느낌은 '원더걸스의 컴백과 태양의 솔로 데뷔에 대항하기 위해 급조된 팀이 아닐까'하는 말도 안되는 추측이었다. 사실 데뷔와 동시에 각자의 특기를 쫓아 계획대로 착착 움직이는 슈퍼주니어나, 이들을 따라한 걸 그룹처럼 보이지만 어느 한 곡 나무랄 데 없이 잘 만들어진 소녀시대 1집을 봤을 때, 그 회사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건 잘 알지만 말이다. SM의 비밀경기인 이들의 깜짝쇼에 정말 깜짝 놀랄만한 것이 있는지 일단 귀로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빠르겠다.공식 홈페이지에도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아이들 정보가 없었거든 ㅠ.ㅠ 그 흔한 연습생 시절 사진도...

 

미디엄 템포의 힙합곡인 타이틀곡 '누난 너무 예뻐 (Replay)'. '오빠 나빠'의 공포가 잊혀지기도 전에 이제는 누나 차례인건가대학생, 직장인은 물론 교복 입고 풍선 든 여고생들까지 전부 원치 않는 누나로 변신시켜버린 93년생 태민의 영파워! (소희도 누나로구나~) 누나가 너무 예쁜데 replay 는 왜 자꾸 나오는지 이해는 안가지만... 이 곡은 김영후 작사에 Jason Penn, Tchaka Dia, Jack Kugel 작곡인데, 이 생소한 작곡팀은 All 4 One Jamie Jones 가 소속된 유명 작곡가 그룹 'The Heavyweights'의 일원이라고 한다. 민망하고 직설적인 가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곡이 좋으며미성숙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제법 개성있고 무르익은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이 곡은 특이하게도 MR 버전 대신에 환호성을 깔고 다시 녹음한 '누난 너무 예뻐 (Replay_Boom Track)'이 마지막 트랙에 실려있다.


 

김영후 작사 김태성, Kater D 작곡의 'In My Room'은 애잔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소울풍의 발라드로 방 안의 물건들을 보며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는 내용이다. 신인답지 않은 성숙한 보컬과 부드러운 화음이 매력적인데, 특히 메인 보컬을 맡은 종현과 온유의 자연스러운 feel로 미루어 볼 때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리더 온유는 그 동안 명맥을 이어온 SM 출신의 남자 보컬과는 아주 다른 음색을 들려주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그의 목소리가 가장 특별하게 느껴진다.메인 보컬 종현 역시 강타 계열의 목소리는 아니지만, SM 보컬 라인의 스승 유영진과 매우 흡사한 톤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여튼 둘이서 부르면 마치 이정이 활동하던 시절의 세븐데이즈의 노래를 듣는 듯풍성한 느낌. 그나저나 김영후는 왜 가사만 쓰시는지 ㅠ.


 

김정배 작사 켄지 작곡의 'Real'은 락을 비롯해 힙합, 일렉트로닉 등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뮤직. 현악이 가미된 빠른 템포의 도입부만 들었을 때는 도대체 왜 이 부드러운 팝의 흐름을 깨는걸까 불만이었는데...와우 역시 켄지! SM의 에이스답다. 신화의 'Wild Eyes'와 보아의 'My Name', 그리고 또 다른 무언가가 합쳐진 듯한, 들을수록 댄스보다는 생동감 있는 멜로디에 집중하게 되는 곡이다. SM은 이제 SMP 하지말고 이런 곡을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무대에 올려보면 이것도 SMP의 일종인걸까 ㅠ.) 메인 보컬 종현의 탁 트인 목소리가 매력적인 곡으로, 임팩트를 필요로 하는 다른 가수들에게 타이틀곡으로 주어도 손색이 없을 듯. 작년에 '다시 만난 세계'를 들으며 2007년 켄지 최고의 곡이다 싶었는데, 올해에는 이 곡을 첫 후보로 올려본다. 마지막 곡인 이윤재가 작사 작곡한 '..' (Love should go on). 이 곡이야말로 신화의 남자 댄스를 듣는 듯 박력있지만 너무 과한 샘플링과 코러스가 이들만의 매력을 방해하는 느낌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이름조차 생소한 '컨템퍼러리 밴드(Contemporary Band)' -_-;;; 현 시대의 트렌드를 이끄는 춤과 패션과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 이것도 왠지 SMP와 같이 SM에서만 통용되는 의미일 것 같은데;;; 일단 악기는 아직 들고나오지 않았으니 밴드라는 명칭은 패스. 그나저나 이 밴드라는 홍보 기사 때문에 비슷한 또래의 아이돌 밴드 FT 아일랜드 팬들에게 말 듣고, 뮤비 컨셉과 패션이 비슷하다고 빅뱅 팬들에게 말 듣고, ' 2의 동방신기'라는 수식 때문에 동방신기 팬들에게 말 듣고, 데뷔 전 슈퍼주니어 모 멤버를 '쉽게' 언급한 사건으로 인해 슈퍼주니어 팬들에게 말 듣고, 풍선 색깔 비슷하다고 SS501 팬들한테 혼나고 있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그러나그런 충돌 쯤, 인생에 있어 별 일 아니라 여기는 초 리얼 누나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힘들 내시라! (그래도 풍선 색깔은 바꾸는 쪽으로 해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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