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여름방학이면 숱하게 먹던 감자.
쪄 먹고 부쳐 먹고 으깨 먹던 여름 감자.
그러나 으른이 되면서 탄수화물이라 미워하고
보관하기 까다로와 싫어져버린 채소가 바로 감자.
그러던 어느 날
엄마로부터 감자 한 봉다리를 넘겨 받고;;;
이걸 소비하기 위해 카레를 해야하나 닭도리탕을 해야하나 머리를 싸매던 그때!
할머니의 저 확신에 찬 썸네일에 이끌려 영상을 보았고
오... 정말 비법이라 할만큼 참신한 레시피에 탄복,
지난 주말에 당장 따라해 보았다.
여기서 1차 충격.
할머니들은 무조건 껍질까지 안고 가는 줄 알았는데... (우리 엄마가 껍질도 먹자 주의;;;)
저렇게 껍질 깎아 삶는 건 쉐프들이 매시드 포테이토 만들 때
영양소고 뭐고 빨리 익히려고 할 때나 쓰는 방법인 줄 알았는데...
여기서 2차 충격.
감자에 간을 해서 삶다니.
이거슨 뭐랄까요...
감자의 영양 따위 처음부터 무시하고 가는 느낌?
어차피 싸고 흔한 감자! 맛있게 먹으면 장땡이라는 느낌?
역시 막례쓰다운 발상. 엄청난 쾌감이었습니다.
하긴 옥수수 삶을 때 뉴슈가 뿌리는 그 원리네요.
감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요!!!
기분 탓 아니고요. 사실입니다. ㅋㅋㅋ
자, 여기서 중요 포인트가 있습니다.
물은 자작자작이 아니고 잠기게 붓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할머니는 늬낌으로 물을 넣으라고 하셨 ㅋㅋㅋ)
뇌리에 깊게 박힌 그놈의 영양 강박으로 인해
저는 시키지도 않은 저수분 요리를 하고 있었어요.
어차피 영양은 발로 뻥 차버리고 시작하는 요리입니다.
감자가 푹 익도록, 설탕 소금이 충분히 녹도록 물을 부어주셔도 되어요.
그러기에 냄비가 작거나, 가열 시간이 부담된다면
감자를 이등분 또는 사등분으로 조각낸 후 시작하세요.
저도 중간에 이등분 하였답니다.
사실 나는 감자를 좋아하는 아이였어... ㅠㅠ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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