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뭘로 쓸까 고민하다가 단순하게 정했다.
닭갈비와 막국수 둘 다 파는 집은 많지만
둘 다 맛있는 집은 의외로 드물기 때문이다.
닭갈비는 재수할 때 노량진에서 처음 먹어본 것 같다.
요리 뒤에 밥을 볶아먹는 것도 처음 보았고
그걸 따로 점심 메뉴로 파는 것도 신기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특별한 날이면 늘 닭갈비를 먹은 것 같다.
학교 앞, 신촌, 종로, 대학로... 어딜 가도 닭갈비집은 있었고
언제나 크고 언제나 만석이었다.
찜닭이 생기고, 불닭이 생기고, 치맥 문화가 생기면서
닭요리는 점점 다양해졌고
닭갈비는 다시 춘천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어릴 때 자주 먹었으니까.
그뿐인가. 지금은 연관 키워드나 마찬가지인 제육볶음과 닭도리탕을 질리도록 해먹고 있잖아요 ㅠㅠ
최소한 닭갈비가 그리울 일은 없었다.
그런데 그는 아니었다...
퇴근길, 역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 일이 잦아지면서
메뉴 선정에 늘 신경전이 있었다.
늘 같은 카테고리의 빨간 양념 삼총사*를 고집하는 그와
차갑고 가느다란 삼대면식**를 고집하는 나 사이에는
언제나 정적의 강이 흘렀다.
**삼대면식 : 냉면, 소면, 막국수
*빨간 양념 삼총사 : 퀴즈입니다. 맞히시는 분들께는 선물이 있습니다.
제육볶음과 닭갈비는 엄연히 다른 음식이야!
같은 카테고리잖아.
(타국의 그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출장이 결정되고 난 뒤의 어느 날 저녁.
걱정반 배고픔반으로 역 주위를 배회하는데
https://place.map.kakao.com/469718713
이렇게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시킬 수 있는 식당이 있어서
참 다행이야.
김가네 빼고 처음이지 아마?
(타국의 그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유 퀴즈?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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