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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눌러앉기/2012-2013, India

Day 5 : 힐링의 하루

by 하와이안걸 2012. 11. 30.

2012.11.28. 수요일



0.
술 티처는 나의 1교시와 8교시 선생인데
하루 중 나의 가장 피곤한 모습을 보는 사람이라
늘 미안하고 민망하다. 그녀는 언제나 말한다.

"긴장하지마. 스트레스 받지마. 기운 내."
"네....." (아닙니다! 저는 지금 신난다구요!)




1.
나의 1:1 선생 중 한 명은 60세의 어머님.
그녀는 발음이 좋지 않고 옛날 영어를 쓴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싫어한다.
그래서 다들 나에게 선생을 바꿀 것을 권한다. 1:1 수업은 특히 더 중요하니까.
하지만 난 왠지 그럴 수가 없다.

오늘 나의 에세이는 '여자의 적은 여자인가'라는 주제였다.
회사에서의 힘들었던 일과 결혼하면서 생긴 고민들을 늦게까지 적으면서
심신이 지쳐있었다. 게다가 밤에 쓴 글이라 좀 위험하기도 했고;;;
인도는 아직 전통주의, 가족주의 국가라서 괜한 내용을 썼나 고민했는데
다행히도 티처는 깊이 공감해 주면서 자기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울고 말았다. 미쳤어 미쳤어.



2.
드디어 요가를 시작했다. 학생들이 떠나면서 두고 간 요가 매트는 널려있었다.
장소는 우리 기숙사 옥상. 처음에는 옥상이 뭐냐고 투덜거렸는데 웬걸. 
하늘을 보면서 하는 요가는 특별했다.
왼쪽을 봐도 하늘, 오른쪽을 봐도 하늘, 위를 봐도 하늘...

요가 클래스 인기가 점점 시들해서 
한 남학생과 단 둘이 했는데, 그는 요가의 달인이었다. ;;;
남자가 요가하는 모습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요가 선생의 발음도 당연히 좋지 않다. ㅋㅋㅋ
꼰스뜨레이뚜 유어 바디 빠아뜨.
꼰스뜨레이뚜 유어 스또마끄.

아직도 못알아 듣겠는 신체 부위가 몇 군데 더 있다.
레레레가 대체 어느 부위여.



 

3.
슈퍼에서 샴푸를 샀다.
동네에 있는 홈샵은 잔돈 안거슬러주고 과자로 준다고 해서 ㅋㅋㅋ
좀 걸어서 정찰제도 받을 것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우리나라 올리브 영 같은 느낌.

로레알 샴푸 200m + 린스 100m (사은품) 135 루피
남자용 바디 샤워젤 140 루피
휴지 4롤 129 루피

화장실에서 휴지를 안쓰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휴지는 제일 큰게 4롤 짜리고 질에 비해 싸지 않다.
휴지도 집에 참 많았는데...... (먼산)

 

포토 타임!

 

공부하는 책상. 오늘은 한 장 뿐이에요;;;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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