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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눌러앉기/2012-2013, India

어학연수 후기 공모 당선작

by 하와이안걸 2013. 10. 1.

인도 일정이 2주 정도 남았을 즈음,

유학원(다음카페-어학연수꼭성공하기)에서 소정의 상금을 걸고 후기를 모집했습니다.

께랄라 여행, 비행기 삯 번다고 주말 내내 열심히 썼더니 당선되었네요.


1년도 채 안된 글인데도, 이게 나였나 싶습니다. ㅠㅠ

어학연수 준비하시는 분들이나, 인도에서 사는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신 분들에게

일기는 너무 길고 ㅋㅋ 이 글을 읽어보시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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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 경험담 공모] 서른여덟 부부의 어학연수 힐링캠프 (이 제목은 사장님이 지어주셨네요;;;)



- 연수국가 : 인도, 몰타 
- 연수기간 : 인도 11주, 몰타 16주 (예정)
학원명 : 인도 PSP 어학원, 몰타 EC 어학원


0. 프롤로그 - 4년차 부부의 어학연수 도전기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소개 먼저 하겠습니다. 저희는 이제 결혼 4년째가 되어가는 76년생 용띠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직장 생활은 둘 다 10년 넘게 한 것 같구요. 매일 매일 무거워지는 책임감 속에서 전쟁하듯 살아왔습니다. 쌓여가는 스트레스와 허탈함을 여행으로 풀곤 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약발은 오래 가지 않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대학원을 준비하던 남편이 갑자기 어학연수를 가자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지만 설명회를 듣고난 후, 앞으로의 삶은 살아온 것과는 다르게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아, 정말이지… 집을 정리하는 것은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1. 연수 전 영어 학습

1.1. 
연수 전 영어 실력


저희는 1994년 수능이 끝나자 마자 영어 사전을 헌책방에 팔아버린, 토익이라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런 사람들 입니다. 업무 중에 간단한 영작을 해야 할 때에는 대학을 갓 졸업한 후배에게 물어보거나, 영어 잘하는 친구에게 메신저로 확인하곤 했습니다


연수를 시작한 첫 주에도 귀가 안트여서 고생을 했던 생각이 납니다. 뭐가 숙제인지도 모르겠고, 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못 알아듣고 엉뚱한 리액션을 한 적도 많았습니다. 틀릴 것이 분명한데 입 밖으로 문장을 뱉어내야 할 때는 스스로가 너무 싫기도 했구요. 그 불필요한 자존심 때문에 바보같이 버린 나날들도 있지만, 현재는 그 과정을 모두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1.2. 
연수 전 스터디

연수 전 학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던 지라, 카페에서 운영하는 스터디에 주 1회 참여했습니다. 매주 작문, 프리젠테이션, 단어시험을 준비해야 하고, 수업 시간에는 자주 쓰이는 표현에 대해 공부합니다


작문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긴 것이, 제가 너무 어려운 단어를 많이 썼더라구요. 문장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외우기에 급급했으니, 당연히 프리젠테이션은 늘 엉망이었어요. 단어 시험은 범위가 굉장히 많아서, 언제나 준비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좋은 책을 추천해주신 덕분에 여기서도 잘 보고 있습니다.


 

 


 



2. 
연수 중 영어 학습

2.1. 
학원 수업에 집중하기

저는 사실 처음에 영어 욕심 없는 채로, 그저 긴 휴가라 생각하며 왔습니다. 꿈 많은 어린 친구들, 사연 있는 직장인들, 다양한 종교와 개성을 가진 인도 선생님들... 갑자기 변한 환경과 그 안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이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어쩔 수 없는 인생의 공간이었습니다. 시간이 갈 수록 잘하고 싶은 욕심이 들고, 아이처럼 칭찬 받고 싶어 지더라구요. 그래서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20여 년 전에 배운 기억들이 되살아 났습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결국 둘 다 레벨 테스트에 성공해서, 새로운 선생님들과 즐거운 그룹 수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 PSP 어학원은 모든 학생들이 8:30~17:00 까지 8교시 수업을 합니다. 주 5일 8시간 수업은 정말이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그룹 수업을 1:1로 교체하고, 무료 수업을 거르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짜여진 이 흐름을 믿고 맡기는 쪽을 택했습니다. 물론 자신에게 맞는 강의를 따라가는 것도 효율적인 것이지만, 그 판단에 확신이 없다면 일정 기간 동안은 8교시 시스템 속에서 무조건 열심히 해볼 것을 권합니다.

 

2.2. 나만의 학습 패턴 찾기

위에서 말한대로, 저 역시 처음 2주 동안은 선생님들이 시키는 대로 다 따라갔습니다. 그러다 보면 제가 뭘 좋아하고, 뭘 힘들어하는지를 파악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몇 시간 동안 집중할 수 있는지, 어느 장소에서 공부가 잘 되는지도 알 수가 있죠. 저 같은 경우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에세이 숙제에 참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남들보다 더 길게, 더 재미있게, 더 좋은 표현을 찾기 위해 공을 들였죠. 그렇게 에세이만 집중하다 보니, 말하기 전에 (전보다도)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즉, Speaking 에는 전혀 진전이 없던 것이죠


그 이후 Wrighting 은 잠시 쉬고, 편안하게 이야기 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야기,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말이 빨라지고 더 잘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제 이야기를 공유하고, 인도 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주고 받으면서 한동안은 편안하게 Speaking 에만 집중 했어요. 덕분에 그룹 수업에서 더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3. 요가도 엄연한 수업

학원 수업은 8교시까지 이지만, 기숙사로 돌아오면 9교시 요가 수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시간이 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기숙사에서 쉬거나 학원에 남아서 저녁 먹기 전까지 숙제를 합니다. 따라서 요가 수업의 출석률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물론 앞의 두 방법도 무척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저는 요가를 꼭 권하고 싶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만 있던 내 몸을 쭉쭉 스트레칭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니까요.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편안한 자세로 임하는 명상과 호흡 훈련이 무척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몸이 더 피곤할 수록, 기분이 더 다운될 수록 요가에 참여할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3. 학원과 숙소 생활

3.1. 
학원 소개 및 생활 

제가 다니던 PSP (Prime Speech Power) 어학원은 인도 뱅갈로르 (Bangalore) 고급 주택가의 가정집을 개조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주변이 매우 조용하고 깨끗합니다. 지하부터 2층까지 총 3개 층을 강의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작은 정원과 옥상에서는 주택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Wi-fi 도 잘 되고, 강의실 마다 콘센트가 있어 언제든지 노트북을 사용해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주말마다 학원에 나와 공부를 할 때 느껴지던 그 동네만의 정취는 저에게 너무나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식사 입니다. 근처 한국 식당에서 끼니 때마다 가져다 주시는데 너무 맛있습니다. 밥도 여기 쌀과 다르게 차지고 김치도 맛있어서, 한국에서 가져간 식량들은 거의 뜯지 않고 지냈습니다. 이제 떠날 때가 되어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짐을 줄이기 위해!   




 


 


3.2. 
숙소 소개 및 생활

숙소는 학원에서 5~7분 거리에 위치한 단독 맨션입니다. 남녀 구분된 각각의 플랫에 2~3개의 방이 있고, 각각의 방은 2인실, 3인실로 나뉘어집니다. 저희는 이 학원에 온 첫 부부 케이스여서, 처음에 많은 학생들을 당황시켰는데요. ^^ 남학생 전용 플랫에서 다른 남학생 2명과 거실,부엌을 공유하며 지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조심스러워서 남편과 방 쓰는 것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한 주 지나면서부터는 친남매처럼 스스럼 없는 사이가 되어 즐겁게 지냈습니다
.

하지만 이러한 즐거움 속에서도 규칙은 엄격합니다. 숙소에서는 절대 음주 금지인데, 설마 하는 안일함에 큰 코 다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저희도 상 어른이다보니 가끔 술 생각이 날 때가 있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근처 Pub 에 가거나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한 잔씩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남녀방 출입금지, 10시 통금 등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모든 것들을 자제하며 지냈습니다.

 


4. 연수 중 영어 사용

4.1. 
학원 내 영어 사용

인도 어학연수를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12~16주 가량 머물다가 영어권 나라로 연수를 갑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빨리빨리 바뀌지요. 따라서 학원 분위기는 그때그때 오는 학생들에 많이 좌우가 되는 편입니다. 제가 처음 들어올 때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도 영어로만 대화를 했는데,몇몇이 나간 뒤부터는 약간 해이해졌다가, 지금 다시 영어로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영어만 쓰는 것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엄청나게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는 학생들끼리 영어만 쓴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생각은 꼭 버리시기 바랍니다.

 

4.2. 학원 외 영어 사용

학원 외에서는 사실 영어만 사용할 기회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이 동네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씁니다. 릭샤를 탈 때도, 과일을 살 때도 영어가 기본입니다. 자주 가던 커피전문점이 있는데, 거기서 일하는 친구들도 좋은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 입니다. 또, 학원 근처에는 헬스장과 발리우드 댄스를 배우는 곳이 있습니다. 물론 영어로 가르치고, 함께 배우는 친구들도 (부자 동네 사람들이라) 좋은 영어를 씁니다. 주말 동안 여행을 다녀와도, 쇼핑을 가도, 당연히 영어를 써야만 합니다


이럴 때 금액, 색깔, 사이즈, 품목, 시간 등을 단어로만 짧게 말할 수도 있지만, Full sentence 로 말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말에 기숙사에서만 있으면 (공부만 한다해도) 월요일에 입이 안 풀려 고생합니다. 주말에 어디든 나가서 한마디라도 하고, 그게 피곤하면 카페에 앉아서 옆에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라도 듣기를 추천합니다.
 







5. 
실패하는 연수생 케이스

인도는 여행하기 좋은 나라 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인도를 선택하는 데는 지금 아니면 언제 인도를 와보겠나 하는 생각도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인도는 너무 넓습니다. 정말 넓어도 너~무 넓습니다. 아무리 작은 시골 마을을 가도 신기한 것 투성이고,입장료도 받지 않는 유적지들이 곳곳에 널려있습니다. 그러나 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도시를 이동할 때마다 7~10시간이 기본이고, 고아, 께랄라 같은 해변가는 가는 데에만 15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이러한 여행을 매 주말마다 가게 되면 피로가 누적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계속되는 여행으로 한 주 수업이 모두 엉망이 되는 친구들을 많이 봤습니다. 원장님께서 늘 말씀하시기를, 공부 85% 여행 15% 정도로 균형을 맞추라고 하셨는데, 저도 동감입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연애 실패로 힘들어하는 친구들 정도인데, 그건 뭐 어디에 있던지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성비와 연령대의 발란스가 좋다보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긴장감과 흥분의 동력을 공부에 쏟기를 조심스레 추천합니다. 영어를 잘하면 그 사람 주위에는 자연스레 사람이 많아지게 마련이니까요.

 


6. 인도 이야기

6.1. 새로운 문화

- 랑골리 (Rangoli)
축제 때나 손님이 올 때 또는 집안 장식용으로 집 앞에 그리는 그림을 말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인도의 모습 중 하나인데요. 평범한 여인들의 랑골리를 접하다보면, 인도 만의 패턴 디자인과 컬러 감각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소 
정말 소가 차와 함께 다닙니다. 저는 아직도 마냥 신기합니다. 송아지들은 다 어디서 자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소를 죽이지 않을 뿐이지, 숭배하는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가끔 채소를 건드리는 소를 때리는 것도 보았고, 소에 짐을 싣고 다니는 거지도 있습니다. 그리고 젖소의 경우는 아무나 와서 우유를 받아가기도 합니다. 정말 보고서도 믿지 못할 풍경들 입니다. 




6.2. 
재미있는 에피소드

친구들과 함피(Hampi) 여행을 갈 때의 일입니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20분이 넘어도 차가 안오는 것입니다. 버스 회사 부스에 가서 계속 물어봐도 기다리라는 대답 뿐이고… 30분이 넘자 극도로 불안해져서 다시 짜증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직원은 한숨을 쉬며 대답 했습니다
. "This is India…!"

모든 것이 들어있는 한 마디였습니다. 결국 버스는 40분 늦게 도착했습니다.

 


7. 
연수 생활의 Tip


문법 강의 동영상을 가져오세요.

인도에서는 Grammer In Use (남아시아, 호주 버전)으로 공부했는데, 영국 버전이랑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에서 공부하던 책이 있다면 그냥 가지고 오셔도 됩니다. 영어로 된 책을 영어로만  배우다 보니 간혹 이해하지 못하고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이럴 때 한국 강사의 문법 동영상이 매우 유용합니다. 문법 정리하는 시간만 아낄 수 있어도 1:1 수업 때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집니다
.


운동을 시작해보세요.

하루에 8시간 넘게 앉아있다 보면 체력이 문제가 생깁니다. 요가, 헬스, 댄스, 조깅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하루에 한 시간은 운동을 할 것을 권합니다. 인도에 왔으니 요가와 발리우드 댄스를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

여행은 인도 연수생들만의 특권입니다. 선생님들도 적극적으로 많은 여행 정보를 주시고, 언제든 함께 떠날 수 있는 동기들이 있으니, 정말 저렴하고 알차게 인도 여행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예산과 체력에 맞게 여행 계획을 세우고,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깨알 같은 영어 표현들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녀와서는 여행 사진만으로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도 언급한 것처럼, 너무 잦은 여행은 수업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


다양한 열대 과일 체험

더운 나라의 장점인 다양한 과일을 맛보고 오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겐 그저 수입 과일이었던 바나나, 오렌지, 멜론, 석류에서부터, 구경도 못해본 파파야, 구아바, 망고 등이 여기에선 그저 제철 과일일 뿐입니다. 그 어떤 비타민보다도 맛있고, 효과 좋고, 저렴한 과일을 많이 즐기시기 바랍니다. 물건에 가격이 찍혀있는 공산품과 달리 과일과 야채는 무게로 팝니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표현 또한 무궁무진 합니다. 






8. 
연수 중 여행 및 생활 체험


8.1. 
마이솔 & 함피 여행

- 마이솔 (Mysore)

남편과 1박 2일로 마이솔에 다녀왔습니다. 마이솔을 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겨우 3시간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갈 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요일 밤에만 켜지는 마이솔 궁전의 점등식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일요일 당일치기로도 다녀올 수 있으니, 꼭 한 번 직접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함피 (Hampi)
어떤 사람은 돌 뿐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최고의 Healing Place 라고 하는 함피. 둘 다 맞습니다. 보는 내내 놀라웠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유적지를 둘러보면서, 그들의 화려했던 지난 시절이 절로 그려졌습니다. 반면에 도대체 인도는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요. 역사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여행이었습니다. 만약에 함피를 가게 된다면 꼭 바이크를 빌리시기 바랍니다. 강 건너 몽키 템플로 향하던 길에서의 그 시원한 드라이브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8.2. 
인도 가정 방문

어느 나라건 한 가정에 초대받는 것은 색다른 경험일 것입니다. 어느 날 요가 선생님의 초대로 학원 근처의 예쁜 2층집에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모던한 인테리어와 전통적인 카페트, 그리고 힌두신을 모신 재단이 특이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가전이 삼성, 엘지라는 것도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8.3. 인도 결혼식 참석

이 날 우리는 요가 선생님의 친척분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일주일 간에 걸쳐 진행되는 결혼식 중 목걸이를 주고받는 갈린드 세레머니가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하여, 저희는 그 날짜에 맞추어 식장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예식장 건물은 우리와 비슷했지만, 그 안의 모습은 너무나 다채롭고 화려했습니다. 온 가족이 모여서 먹고 놀고 즐기는 한바탕 잔치! 사람들의 얼굴에는 행복과 자랑스러움이 가득했지요. 다소 낯선 남인도 전통 음식들에 당황하였으나, 하객들에게 이것 저것 들려 보내는 정이 많은 문화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신부는 울더군요.가족과 헤어질 때의 감정이란 세계 어디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8.4. 
인도 음식

친구들이 인도 여행을 다녀오면 살이 쭉쭉 빠져서 오길래, 저도 약간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학원밥이 맛있는데다, 인도 현지 음식도 너무 맛있습니다. 현지에서 접하는 다양한 커리와 담백한 난은 정말  환상입니다. 어느 식당이나 너무 저렴하고 맛있습니다. 탄두리 치킨과 샤와르마(Shawarma, 우리가 말하는 케밥), 카밥(Kabab, 꼬치구이) 그리고 남인도 음식 도사(Dosa) 등등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인도 음식은, 우리 입맛에도 너무 딱 맞아 당황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리고 저렴해서 감동받았던 스테이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7천원 정도면 정말 푸짐한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데요. 정말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생각날 정도로 저렴한 비용이었습니다.  스테이크로 유명한 가게마다 외국인들도 가득합니다.
 

 




 

 


 


8.5. 
차와 음료

인도 하면 짜이(Chai) 입니다. 짜이는 홍차와 우유, 설탕이 들어간 밀크티인데, 여기에 생강이나 계피 가루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한 잔에 백원, 이백원이면 언제 어디서든 짜이를 마실 수 있습니다. 몸이 으슬으슬 컨디션이 안 좋을 때면 달달한 짜이 생각이 간절해지곤 했지요
.

라씨(Lassi)라 불리는 마시는 요거트도 참 좋아했습니다. 카페에서 파는 것도, 수퍼에서도 파는 것도 모두 맛있습니다. 조금 달다는 것만 빼면 말이죠. 또한 과일이 많다 보니 과일 쥬스도 너무 저렴하고 퀄리티가 좋습니다. 학원 근처의 쥬스샵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9. 
연수 후 계획

카페에서의 연수 후 스터디에 적극 참여할 예정입니다. 이 곳에 온 후 너무 정신이 없다보니 카페 주인장님께 새해 인사도 드리지 못했는데, 연수 후 자주 찾아뵈며 더 많이 배우고, 이곳에서의 생활을 더 많이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습니다
.

또한 이제 다시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아직 두 번째 도전 – 몰타에서의 자격증 획득 -이 남아있는지라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해외 취업이 가능한 정도로 레벨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목표입니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

그리고 연수를 통해 맺은 인연을 놓치 않고,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언어에 대한 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제가 일본 워킹 홀리데이를 마친 지 10년이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본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친구들과의 끊임없는 교류 덕분입니다. 이 경험을 되살려 인도에서도, 몰타에서도 좋은 인연을 만들어 끝까지 함께 가고 싶습니다.


 

10. 총 경비

인도 
학비 3,585,000원+비자비 85,000원=3,670,000원
보험료 30,810원 (3개월)


몰타 
학비 2930유로*1400.45원+해외송금 수수료 15,000원=4,118,319원
보험료 149,030원 (4개월)


- 용돈은 정말 사람 쓰기 나름입니다. 여행과 외식, 쇼핑의 횟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국 식당은 권하지 않습니다. 먹다 보면 계속 손이 가고 그러다 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 깨집니다.


 

11. 에필로그 – 나에게 어학연수란?

어학에 대한 생각 자체가 바뀐 것 같습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정말 끝도 없는 여정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 나의 생각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하며, 겨우 1막인 인도 어학연수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도 선생님들에게도 영어는 제 2 외국어일 뿐입니다. 그들도 쉽지 않았다고 고백하고, 그들이 한 것처럼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정말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권위를 버리고 친구처럼 눈높이를 맞추어 가르쳐 주셨습니다. 물론 유럽에 가면 학업 면에서나, 생활 면에서나, 힘든 일이 더욱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믿기에, 이번에도 그냥 그들의 흐름에 몸을 던져보려고 합니다
.

영어는 죽어도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

다른 언어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신감을 주는지 기억나기 시작한 것
다른 나라가 처한 어려움을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 것.  

그것만으로도 이번 결정은 30대에 저지른 가장 잘 한 일이 되었습니다. 맨 처음 상담을 받을 때 카페 주인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부부의 어학연수는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이죠. 저는 지금 이 이야기를 한국에서 힘들어하는 30대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하고 싶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우리가 대단한 것이 절대 아니라고. 누구든 이렇게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글 링크는 http://cafe.daum.net/uhakadvice/676U/13722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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