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기 전까지
복어라는 생선을 아예 모르고 살았다.
주변에 좋아하는 사람도 없었고,
남편 또한 국물 있는 생선요리는 딱 싫어하다보니
나 역시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복어를 먹어본 건 작년.
각기 다른 프로젝트를 끝마치는데,
담당자들이 수고했다며 복어를 그렇게 사주는 것이다. (죽이려 했나)
난 복어 전문점이 서울 곳곳에 그리 많은 줄도 몰랐고
소문난 집마다 이렇게 문전성시인 줄도 몰랐다.
복지리 참 맑고 개운하네~
미나리를 올려주니 참 좋네~
껍질을 이렇게도 무쳐먹네~
딱 이 정도의 감상만 있었던 내가
찬바람이 불자마자 갑자기 복어에 꽂히게 되었다.
퇴근길에 여길 지나며 꼭 가봐야겠다 결심했다.
복국 9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첫째!
그리고 저 허름한 가게에 주차장이 따로 있다는 게 심상치 않았기 때문.
(여긴 김포가 아니잖아?)
신발 벗고 들어가는 입식 식당으로 (내부는 허름하지 않음 ㅎㅎ)
복지리와 아구찜이 메인인 듯.
복국은 저렇게나 저렴한데 아구찜 가격이 생각보다 세다.
이거이거 또 궁금해지네...
9천원짜리 복국을 시켰을 뿐인데
껍질무침 주셔서 나 감동.
이날 너무 맛있게 잘 먹어서
집들이 접대 음식 1위로 올렸다.
알고 보니 9천원짜리 복국은 중국산이었고
그 위부터가 국산이었다.
(입문자라 맛 차이 전혀 모름.)
그리고 남편의 두 번째 출장;;으로 혼밥이 일상이던 어느 저녁.
+ 아구찜 포장 후기
비싼 복의 세계는 알고 싶지 않아 ㅠㅠ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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