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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고구마양갱 4월 3일. 한상 뒤를 이어 새로운 한국인 임시사원이 어제부로 입사를 했다. 여기서 일본 남자와 결혼을 한 40대 아줌마, 고상. 위상이 소개를 시켜줬다고 한다. 일본어도 잘하고 판매 경력도 있고, 나 처음과는 너무 다르다;;; 게다가 위상이 옆에서 계속 추켜세운다. "고상 벌써 레지점검도 배웠어요." "고상 오늘 반찬도 하나 팔았어요." "겨우 이틀째인데 대단하지 않아요?" 센베코너에만 한달넘게 있던 나는 부끄러워서 어디론가 숨고싶었다. 위상은 후쿠다에게도 계속 대답을 강요했다. "후쿠다군. 겨우 이틀째인데 고상 정말 대단하지? 천재아닐까?" "네. 정말 대단해요." 난 도저히 못참겠어서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궁시렁거렸다. "그럼 난 바보겠네.." 후쿠다가 그 말을 듣고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 2005. 4. 2.
노트정리 세시간 반;;; 4월 1일. 휴일. 만우절. 만우절이다. 여기도 만우절인가보다. 티비에서는 계속 거짓말 시리즈다. 오늘 김짱이랑 봄소풍이나 가려고 했으나 알바가 일찍 시작한다고 했다. 아, 심심하다. 그래도 집에만 있는 휴일은 이제 안되겠기에 다시 집을 나섰다. 오늘은 집에서 두 정거장 거리인 타바타(田端)역을 한번 가보기로 했다. 재밌는 동네면 자주 걸어다니기로 하고. 그러나 막상 내린 타바타 역은 실망 그 자체였다. 내가 나온 출구가 특히 그랬던걸까? 완전 산동네였다. 날씨도 때마침 흐려서 무섭기까지 했다. 저 고개를 넘으면 왠지 좋은 그림이 나올것도 같았으나 귀찮아서 포기. 다시 전차를 타고 우에노로 향했다. 정기권이 나온 이후로 이제 동쪽 동네가 좋아진다. 우에노가 신주쿠보다 편하다. 마치 신촌에서 동대문으로 무.. 2005. 4. 1.
카메라, 얼마면 되니! 3월 31일. 휴일. 오늘부로 한상과 함께 와가시깡 주임으로 있던, 넘버투;;; 토미하마상도 그만두는 날이다. 이성미랑 똑같이 생긴 그녀. 다른 사원과는 달리 모두에게 존대말을 쓰던 착한 그녀. 얼마전 레지사고로 인해 점장에게 깨지고 펑펑 울었다던 그녀. 십년의 경력을 접는 심정은 어떤 것일까. 나름 정들었던 그녀의 마지막 인사를 직접 듣지 못해서 아쉬운 휴일 오전이다. 오늘은 크림이 똑 떨어져서 간만에 화장품 구경을 나설 참이었다. 날씨도 좋고... 스웨터 하나만 걸치고 무작정 나갔다. 꾼 돈 갚고나니 이번 달도 빠듯하다. 월급날까지는 허리띠 꽉 졸라매고 살아야 할터인디.. 아, 얼굴에 바를 크림이나 있을랑가 모르겠다. ;;; 우선 방값을 내기 위해 스가모역앞의 은행을 들러 다시 오오츠카 역으로 갔다... 2005. 3. 31.
누군가를 떠나보내기란, 3월 30일. 이제 다들 자켓을 벗고, 블라우스+조끼만 입고 일을 한다. 나도 그래볼까? 하고 조끼를 입어보고는 답답함에 슬며시 놓았다. 아, 처음부터 너무 작은 옷으로 신청했더니 이 고생이다. 치마의 압박은 이제 해방되었는데 (살이 빠진건지 치마가 늘어난건지;;;) 이젠 또 조끼가 압박이다. 날도 풀리고 운동을 하긴 해야하는데... 내일부로 한상이 그만둔다. 난 내일 휴일이라 오늘이 마지막이었다. 과자세트를 사서 주었다. 생각보다 많이 섭섭했다. 일본에서 대학을 마치고 5년 만에 돌아가는 한국. 취업 활동부터 새로 시작할거라는데 얼마나 적응안되고 힘들까 생각하니 안스러웠다. 한상과 친했던 여러 사원들과 점심을 같이 먹었다. 4층에 있는 공항 내의 일반 레스토랑이었는데 런치가 천엔이었다. 함박스테이크, .. 2005. 3. 30.
가슴졸인 다음날은 언제나 3월 29일. 저녁 근무. 이젠 또 저녁 근무에 길들여졌는지 아홉시 반에 알람을 맞춰놓아도 듣지를 못한다;;; 알람보다 먼저 깨던 날들은 생각보다 너무 짧았다. 아, 그런 습관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구나. 11시 45분. 공항에 도착. 미팅이 시작되었다. 그저께의 레지사고에 대한 장황한 설명과 앞으로 취소 영수증 관리에 대한 설명들... 여튼 결과적으로는 일만 더 많아졌다. 오늘은 고바야시가 쉬고 후쿠다군이 나오는 날이었다. 후쿠다는 그저께의 레지사고로 붙잡혀 있느라 힘들었겠다며 말을 걸더니, 고바야시가 그날 밤 파칭코에서 6만엔을 딴 이야기를 해주었다. 땄으니 다행이지 그 정신에 잃기까지 했으면;;; 그래도 부러웠다. 꽁돈 6만엔이라니.. 후쿠다가 그랬다. "걔는 파칭코가 본업이고 이게 부업이에요... 2005. 3. 29.
3개월 슬럼프 법칙 3월 28일. 휴일. 한 12시간은 잔거같다. 일어나서 김짱 나가는거 보고 또 잤다. 비는 계속 오고.. 뭐라도 해먹을, 어디 돌아볼 기력도 없다. 간만에 테레비로 파리의 연인을 보고, 박신양과 이동건 사이에서 잠시 방황을 하고;;; 다시 잠들어버렸다. 내일 출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쌀을 씻고, 블라우스를 빨고, 냉장고를 열고, 도시락 반찬거리를 뒤적거리고... 테레비를 다시 켜니 굿럭을 재방송해주고 있었다. 신나게 보다가 다시 재미없어지고... 컴퓨터를 켜고 김짱 학교 축제사진을 정신없이 올렸다. 메신저를 하고, 메일 답장을 해주고... 어제 술마시면서 김짱이 원래 3개월째가 다 그런거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가보다. 이 고비만 넘기면 모든게 아무렇지도 않아진다며 위로를 해주었지만... 어려서부터 뜀틀.. 2005. 3. 28.